지난 5월, 이 지면은 민생지원금 논쟁의 본질을 짚으며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 돈, 어디 있습니까?" 강석주 후보 측이 천영기 시장의 30만 원 지원금을 '선거용 기금 탕진'이라 비판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33만 원 공약 재원으로 동일한 기금을 상정하고 있다는 논리적 자기모순을 지적한 것이었다.
그 후 선거가 끝났다. 강석주 후보가 44표 차로 당선됐다. 그리고 오늘 6월 10일, 더불어민주당 통영시의원 당선인 일동이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선거 전에 우리가 예측한 구도가 공식 문서로 현실화되는 데 채 한 달이 걸리지 않았다.
기자회견문은 앞선 칼럼에서 이미 분석한 논리를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새롭게 추가된 논점이 두 가지 있다. 이 두 가지는 기존 모순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첫 번째는 "570억 원은 전임 강석주 시장이 쌓은 것"이라는 주장이다. 회견문은 이를 근거로 천 시장이 "전임자가 채워놓은 저금통을 깨서 자신의 퇴임 치적으로 사유화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표현은 강렬하지만 논리는 기묘하다. 전임 강석주 시장이 쌓은 재원이므로 천 시장이 집행하면 안 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동일한 재원을 강석주 당선인이 집행하면 그것은 정당한가. 재원의 출처가 집행 주체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는 논리는 행정 원리가 아니라 정치적 소유권 주장에 가깝다. 시민의 세금에서 비롯된 공적 재원은 누가 쌓았든 간에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집행하는 것이 행정의 본령이다. 천영기가 하면 '기금 탕진'이고 강석주가 하면 '민생지원'이라는 구도는, 앞서 지적한 내로남불을 이번에는 더욱 노골적인 형태로 반복한 것이다.
두 번째는 회견문 말미의 경고다. 당선인들은 "엄중한 법적·정치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그 직전 단락에서 이들은 천 시장이 시의회 최종 승인도 받지 못한 안건을 가지고 공무원들을 "직권남용과 사법 리스크로 내몬다"고 비판했다. 두 논리를 나란히 놓으면 역설이 생긴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의회가 의결한 사항에 대해 사후적으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 자체가, 공무원들을 법적 불안 상태로 내모는 행위다. 이는 자신들이 비판하는 바로 그것을 자신들이 행하는 것이다.
논쟁의 본질은 선거 전이나 후나 변하지 않았다. 민생지원금 지급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당선인들의 말은 사실이다. 그들도 결국 같은 재원으로 같은 일을 하려 한다. 다만 집행 주체가 달라야 한다는 것이 핵심 요구다. 그것이 시민을 위한 행정 논리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인지는 시민들이 판단할 몫이다.
기자회견문은 격렬한 언어로 가득했다. 그러나 뜨거운 언어일수록 차갑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약 20일 전 이 지면이 던진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 돈, 어디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