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7일 경남선관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통영시장선거 당선무효 소청 재검표는 자정을 넘겨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소청인 측 참관인들이 제기한 이의신청의 처리 방식이 도중에 달라졌다는 정황이 본지 취재로 확인됐다.
녹음된 발언 — "오늘의 목적은 검증"
재검표가 시작된 직후, 이영훈 선관위원장(창원지방법원장 겸직)은 "오늘의 목적은 검증"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두 차례 이상 했다. 본지는 이 발언을 현장에서 직접 녹음했다.
참관인들이 전한 이후 상황
본지는 재검표 초반 이후 상황을 소청인 측 검표참관인 서미란씨와의 통화로 확인했다. 서씨에 따르면, 재검표 도중 좌우 여백이 맞지 않는 등 규격에 이상이 있는 사전투표지가 발견되자 참관인들은 이를 별도로 분류해 이의를 제기했고, 위원장은 처음에는 이런 이의제기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런 투표지가 특정 지역 한둘이 아니라 여러 곳에서 계속 나오자, 위원장은 더 이상 이의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고, 이후 나온 것들은 별도로 분류되거나 수량이 세어지지도 않았다고 한다.
서씨는 이 조치가 앞서 재검표 과정에서 다량으로 발견된, 접힌 흔적이 없는 이른바 '벽돌 투표지' 묶음에 대해 취해졌던 조치와 같은 성격이었다고 전했다. (벽돌 투표지 관련 사안은 별도 기사에서 다룰 예정이다.)
본지 취재로 확인된 사실
본지는 위 정황을 소청인 측 참관인이 아닌 별도 경로로도 확인했다. 본지 취재 결과, 이날 이의 제기 투표 처리전은 100건 넘게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위원장은 그날 작업을 '투표지 검증의 목적에 맞는 것'으로 한정한다며, ①접힌 흔적이 없는 투표지(묶음 형태로 다량 발견된, 앞서 언급한 '벽돌 투표지'·'신권지폐다발'이 여기 포함되는 것으로 보이나 정확히 일치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②인쇄 상태가 의심되는 기표, ③여백이 맞지 않는 투표지 — 이 세 유형에 대한 이의제기는 더 이상 받지 않겠다는 취지로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이의제기 중단 정황은 소청인 측 참관인의 진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서로 다른 두 경로에서 독립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실물로 확인되는 이의제기 기록 — 인용도 기각도 없이
서씨는 본지에 '이의 제기 투표 처리전' 서식 사진을 제공했다. 이 문서는 서씨가 이의 사유를 구술하고 선관위 직원이 현장에서 작성한 것으로, 서씨 본인이 직접 쓴 것은 아니다. 7월 27일, 관내 용남읍·면·동, 제2검표부로 기재된 이 문서에는 강석주 후보에게 유효표로 처리된 투표지 36매에 대해 "투표용지 규격(좌우)이 맞지 않아 정규 투표용지가 아니므로 무효표"라는 사유로 이의가 제기됐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이 문서에는 '인용'과 '기각' 어느 쪽에도 표시가 되어 있지 않다.
이 36매는 본지가 2편에서 정정 보도한 봉평동·미수동의 여백 이상 사전투표지 214매(봉평동 52매, 미수동 162매)와는 별도의 수량이다. 서씨는 이처럼 정식으로 집계되지 못한 이의제기 사례가 더 있었다는 인상을 전했으나, 이는 서씨의 기억에 의존한 것으로 서면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분류된 투표지는 어디로 갔나
이 소청을 제기한 당사자인 천영기 전 통영시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의제기가 중단되기 전까지 별도로 분류된 투표지들은 비닐봉지 등에 담겨 각 투표함에 함께 넣어져 봉인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문제가 된 투표지들은 폐기되지 않고 여전히 봉인된 상태로 보관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본지는 이 사실관계를 선관위에 별도로 질의했다.
천 전 시장은 사전투표지 재검표가 밤 12시 전후 시작됐고, '신권지폐다발' 같은 투표지들이 쏟아지면서 위원장이 이의제기 범위를 좁혔다고 기억했다.
무엇이 확인된 사실이고, 무엇이 본지의 해석인가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밝혀둘 필요가 있다. "재검표의 목적이 애초의 '검증'에서 도중에 '오분류 바로잡기'로 바뀌었다"는 정리는, 참관인들이 현장에서 그렇게 인식하고 본지에 전달한 내용이 아니다. 실제로 본지가 확인한 바로는, 이 같은 변화를 전한 참관인들 스스로도 재검표 초반 위원장의 '검증' 관련 발언을 정확한 표현으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참관인들이 실제로 전한 것은 "의심스러운 투표지에 대한 이의를 받아주던 위원장이 어느 순간부터 이를 받아주지 않아 억울해하고 분해했다"는 현장의 정서와 분위기다.
이날 위원장의 방침이 '검증'에서 '정정'(기존 선관위 기준에 따른 오분류·유무효표 바로잡기)으로 좁혀졌다는 문제의식은, 본지가 직접 녹음해 둔 초반 발언과 이후 참관인들의 전언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과정에서 도출한 것임을 밝힌다. 다만 이 문제의식에는 반대되는 해석의 여지도 있다 — 위원장의 입장이 도중에 바뀐 것이 아니라, 애초 위원장이 생각한 '검증'이 처음부터 이 '정정'을 뜻했을 수 있고, 다만 예상 못한 물량이 쏟아지면서 원래 하려던 범위로 돌아간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역시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본지가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세워본 하나의 가설이다. 두 해석 중 어느 쪽이 맞는지는 위원장 본인의 설명을 통해서만 확인될 수 있다.
공식 질의를 보냈다
본지는 7월 30일 자로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이영훈 위원장에게 다음을 서면으로 질의했다.
∙재검표 시작 시점 발언한 '검증'의 의미가 투표지의 진위·유효성을 가리는 것이었는지, 개표 당시 분류 오류를 바로잡는 것이었는지
∙이의제기를 받아들이던 방침을 도중에 바꾼 시점과 사유가 있었는지
∙그 전후로 재검표의 목적에 대한 안내가 참관인들에게 달라졌는지
∙서미란씨의 이의 제기 투표 처리전에 인용·기각 표시가 없는 경위와 최종 처리 결과
∙유사한 사유로 이의제기된 투표지의 전체 규모와, 이에 대한 위원회 차원의 소명·조사 계획
∙(추가 질의) 별도 분류된 이의제기 투표지의 봉인·보관 방식과 현재 상태, 향후 감정·재검증 가능 여부
∙(추가 질의) 이의제기 제한 대상이 '벽돌 투표지·인쇄 의심 기표·여백 쏠림' 세 유형이었는지, 그 판단 근거
∙(추가 질의) 이날 접수된 이의 제기 투표 처리전의 실제 건수
본지는 3영업일 이내(8월 4일)까지 답변을 받는 대로 후속 보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