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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통영시장 선거는 44표 차로 끝났다. 전체 투표수 6만9,676표 가운데 단 44표의 차이다. 비율로 따지면 0.06%포인트에 불과하다. 이 숫자 앞에서 우리는 잠시 멈춰 서야 한다.
선거의 무결성은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그것은 단순히 법과 절차를 지켰다는 형식적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긴 쪽도, 진 쪽도, 그리고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시민도 납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선거의 무결성을 증명하는 가장 현실적인 지표는 패자의 승복이다. 패자가 결과를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그 조건을 만드는 것이 먼저다.
44표는 그 조건을 충족하기에 너무 근소한 차이다. 개표 당일 시간 부족을 이유로 분류된 표들을 계수기로 다시 세어보는 데 그쳤고, 표의 유효성을 한 장 한 장 확인하는 검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필요 시 재검표 절차를 밟는다는 조건으로 넘어간 것이다. 그 조건의 이행을 지금 요구하는 것은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다. 결과가 흔들림 없이 서도록 기반을 다지자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선거에는 44표라는 숫자와 묘하게 겹치는 사건이 있다. 사전투표 첫날, 강석주 후보 캠프에서 활동해온 전직 도의원이 식당에서 20여 명의 유권자들에게 식비를 대납한 혐의로 현장에서 적발됐다. 이 사건은 현재 선관위와 경찰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돈봉투 사건의 최종 판단은 사법의 몫이고, 그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재검표는 다르다. 시간이 걸릴 이유가 없다.
재검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는다. 돈봉투 사건의 진실은 재검표와 별개로 가려져야 할 문제다. 그러나 두 가지 문제가 동시에 미결인 채로 통영 시정이 출발하는 것은 당선인에게도, 시민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하나씩 매듭을 짓는 것이 순서다. 그 첫 번째 매듭이 재검표다.
공직선거법상 재검표 요구를 거부할 명분은 없다. 만약 거절을 정당화하는 조항이 있다면 선관위는 이를 공개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개표 과정에는 재검표를 요구하는 구체적인 근거가 이미 수치로 드러나 있다. 개표 당일 투표지 분류기가 판정하지 못해 걸러낸 미분류 표가 약 2,300표 발생했고, 이를 수작업으로 확인한 결과 240여 표가 천영기 후보의 표로 추가 확인되었다. 그 결과 당초 283표였던 격차는 최종 44표까지 줄어들었다. 미분류 표 2,300표 가운데 10% 이상이 한쪽으로 쏠렸다는 사실은 기계 분류 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다. 기계가 유효표로 분류한 나머지 표들 속에도 같은 문제가 없다고 단언할 수 없다. 전체 유효표에 대해 기계 재분류 후 한 장씩 육안으로 확인하는 전면적인 수개표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강석주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 "혼탁했던 과거를 씻어내겠다"고 했다. 그 말이 빈말이 아니라면, 재검표를 통해 44표의 무게를 당당하게 증명하는 것이 대통합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의혹이 겹친 이번 선거에서 찜찜함이 남지 않는 재검표의 모범을 통영에서 세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