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장 선거 재검표를 나흘 앞두고, 소청을 제기한 천영기 전 통영시장 측이 재검표 현장의 사진·영상 촬영을 허용해달라고 공개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사진 촬영은 허용하되 영상 촬영은 불허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해, 27일 재검표를 앞두고 투명성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천 전 시장과 소청대리인 도태우 변호사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민전 국회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소청에 따른 재검표 과정에서 사진과 영상 촬영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천 전 시장은 재검표가 단순히 표를 다시 세는 절차가 아니라 투표지 상태와 수량, 유·무효 판단, 관련 기록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공식 증거조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그 과정과 결과가 객관적 기록으로 남아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표소 안에서 유권자가 투표지를 촬영하는 행위와, 선거 종료 후 관계 기관 감독 아래 진행되는 재검표 과정을 기록하는 것은 목적과 성격이 전혀 다르다며, 촬영을 일률적으로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도태우 변호사는 재검표의 투명성과 증거 보전을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각 재검표 테이블에 대한 고정 카메라 설치 △허가된 촬영자에 의한 특이 투표지 근접 촬영 △이의가 제기된 투표지의 별도 보관·봉인 상태 촬영 △투표록·개표록·통합선거인명부의 열람 및 필요한 범위의 촬영 △당일투표용지 일련번호절취표 대조 검사 허용을 요청했다.
아울러 촬영 자료의 원본성과 공개 책임을 확보하기 위해 최초 공개 주체를 후보자와 대리인 변호사의 공식 계정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이들은 이날 배포한 기자회견문에서 "절차가 공정하다면 기록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며 "재검표가 정확하다면 촬영은 그 정확성을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촬영 요구가 선거관리기관에 대한 불신 선언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선관위의 판단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기회를 달라는 요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회견문은 △촬영·채증 허용 △재검표 질서를 해치지 않는 합리적 촬영 기준 마련 △이의 제기 투표지와 주요 판정 과정의 영상·사진 기록 보장 △공식 조서에 이의 내용과 확인 결과의 온전한 반영 △촬영 제한 시 구체적 사유 공개 등 다섯 가지를 위원회와 선관위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경남선관위 측은 촬영 허용 범위를 사진으로 한정한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했다. 경남선관위 관계자는 사진 촬영은 가능하지만 영상 촬영은 불가능하다는 방침을 이미 통보했으며, 이는 담당 부서와 위원회에서 결정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통영시장 선거에서 천 전 시장은 3만 3582표를 얻어 3만 3626표를 얻은 강석주 현 시장에게 44표 차로 석패했다. 총투표수 6만 9693표 가운데 유효표는 6만 8663표, 무효표는 1030표로 집계됐다. 천 전 시장은 투표지분류기의 오류 가능성을 제기하며 지난달 17일 선거소청을 제기한 바 있다.
재검표는 27일 오후 2시부터 경남선관위 대회의실에서 진행된다. 현재 4종류(후보 3명 지지표 및 무효표)로 분류된 투표용지를 선관위 직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넘기며 재검증하는 방식으로, 검표·집계·선관위원 검열·선관위원장 확정의 4단계 절차를 거쳐 결과가 확정된다.
통영선관위를 제외한 경남 각 지역 선관위 직원 36명이 사무원으로 투입되며,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날 오후 7~8시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재검표 비용은 소청을 제기한 천 전 시장이 전액 부담하며, 경남선관위는 재검표 결과 등을 종합 검토해 다음 달 18일까지 소청 인용 여부를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