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신문에 실린 ‘환상과 행정의 민낯: 통영시 민생지원금 공방의 본질을 묻는다’는 기고문은 충무신문의 칼럼 두 편, 즉 '30만 원과 33만 원 사이'와 '어? 넌 30만 원? 그럼 난 33만 원!'에 대한 반론으로 보인다. 논점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748억 원이라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이 오롯이 천영기 후보 측의 성과가 아니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입법 예고를 마쳤다 해도 선거가 있는 6월에는 시의회 개원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므로 민생지원금 지급은 공수표라는 것이었다. 두 논점 모두 나름의 무게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찬찬히 살펴보면, 하나는 부분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지적이고, 다른 하나는 사실과 다르다.
기금 형성 과정에 대한 지적 — 일리 있으나, 논쟁의 본질은 아니다
반박 기고문은 748억 원의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중 상당 부분이 전임 강석주 시장 재임 당시 관리되던 재정안정화기금에서 이월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는 약 570억 원이 그 원천이라는 것이다. 반면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이라는 명목으로 강 전 시장이 직접 불입한 것은 10억 원 안팎에 불과하다는 천 후보 측의 언급은, 기금의 형성 과정 전체를 드러낸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 부분은 일정 부분 수긍이 된다. 기금의 관리책임자라는 위치에서 전체 형성 과정을 낱낱이 밝혀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라 해도, 전임자가 이월시켜준 재원이 기금의 주요 부분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의 입으로 정확히 설명하는 것이 더 정직한 태도였을 것이다. 이 점은 천 후보 측이 스스로 해명하고 보완해야 할 대목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이 지적은 천 후보 측 홍보의 과장이나 생략을 문제 삼는 것이지, 논쟁의 핵심 질문을 무력화하지는 못한다. 기금의 출처가 어디이든 간에, 748억 원이라는 재원은 현재 존재한다. 그리고 그 재원을 근거로 한 30만 원 지급은 이미 입법 예고를 마치고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강 후보 측이 기금의 역사적 기여를 강조하면 할수록, 역설적으로 그 재원의 실재(實在)를 인정하는 셈이 된다. 문제는 그 재원 위에서 강 후보가 약속한 33만 원의 재원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기고문 어디에도 없었다.
시의회 개원 불가론 —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반박 기고문의 두 번째 논점, 즉 선거가 치러지는 6월에는 시의회의 임시회나 정례회 개최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더 분명하게 짚어야 한다. 이는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법적으로 선거가 있는 달에 지방의회 개원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실제로도 선거가 있는 해의 6월에 지방의회가 회기를 연 사례는 적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통영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이미 입법 예고된 민생지원금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오는 6월 11일 개회하기로 결정하였다. 불가능하다고 단언한 일이 실제로는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시의회가 해당 안건을 의결하면, 민생지원금은 천 후보의 공언대로 정상 지급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반박 기고문의 두 번째 논점은 그 토대를 잃는다. 입법 예고가 법적 효력이 없는 '껍데기'라는 주장, 시의회 의결이라는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지적 — 이 모두는 6월 11일 개회 결정이라는 현실 앞에서 반론의 근거를 잃어가고 있다.
논쟁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반박 기고문이 제기한 두 가지 논점 중 하나는 천 후보 측이 스스로 보완할 여지가 있는 지적이고, 다른 하나는 사실과 어긋난 주장이었다. 그리고 정작 이 논쟁의 핵심 — 강 후보의 33만 원 재원이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 — 에 대해서는 반박 기고문 역시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았다.
민선 9기 출범 후 순세계잉여금과 지출 구조조정으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 기고문에 짧게 언급되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은 공약의 설계도이지, 현재 통장에 있는 돈이 아니다. 더욱이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이 민선 8기 행정을 통해 이미 집행된다면, 강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취임하는 시점에 그 재원은 이미 소진되어 있을 것이다. 결국 '그 돈, 어디 있습니까?'라는 질문은, 기금의 형성 역사에 대한 논쟁이 아무리 정교해진다 해도, 여전히 살아 있다.
충무신문의 칼럼이 처음부터 주목한 것은 바로 이 지점이었다. 공약의 무게는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재원의 실재에 달려 있다. 그 본질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시민들이 강 후보 측에 묻는 질문 역시 달라지지 않는다.
"그 돈, 어디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