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9%, 그 숫자가 말하는 것

    • 선거철이면 여론조사가 쏟아진다. 통영시장 선거도 예외가 아니다.

      5월 14~15일 리얼미터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천영기 후보가 강석주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나흘 뒤 코리아리서치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반대로 강석주 후보가 3%포인트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두 조사 사이에 어느 후보의 운명을 뒤바꿀 만한 사건이 있었는지, 기억하는 시민은 없을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조사 방식의 차이가 한 가지 설명을 제공한다. 리얼미터는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을 택했고 응답률은 8.5%였다. 한국의 통상적인 ARS 조사 수준에 부합하는 수치다. 반면 코리아리서치는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했고, 응답률이 눈에 띄게 높았다.

      여기서 잠시 멈춰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전화면접 여론조사에서 23.9%라는 응답률은 상당히 이례적인 수치다. 경이로운 수치라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닐 것이다. 선거철 지역 조사에서 이 정도 응답률이 나오려면 조사 대상자들이 통상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전화를 받고, 끝까지 응답을 완료해야 한다. 물론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드문 일임은 분명하다.

      응답률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조사라는 뜻은 아니다. 어떤 경위로 응답률이 높아졌는지가 더 중요하다. 무작위 추출 원칙이 충분히 지켜졌는지, 응답자 구성이 모집단을 제대로 반영하는지, 가중치 처리는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 이런 질문들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

      두 조사 모두 표본 수는 500여 명으로 동일하고, 오차범위도 ±4.4%포인트로 같다. 형식상 요건은 충족하고 있다. 그런데 결과는 13%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오차범위를 훌쩍 넘는 격차다.

      여론조사는 민심의 거울이어야 한다. 그 거울이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상을 보여줄 때, 우리는 거울을 신뢰하기 전에 거울 자체를 한 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통영 시민이라면 어느 쪽 숫자를 믿어야 할지 묻기 전에, 그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먼저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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