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생가 복원이 포함된 '거제 근현대 역사문화 소통공간 조성사업' 추진을 두고 거제시의회가 찬반 격돌 끝에 안건을 통과시킨 가운데, 시민단체가 거제시청 앞에서 사업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문재인생가복원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거제시의회 본회의가 열린 5일 오전,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거제시청 정문 앞 및 의회 진입로 일대에서 집회를 갖고 생가 복원 계획의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우의를 입고 우산을 든 참가자들은 '거제 폭우 피해 나 몰라라 110억 문재인 생가 웬 말이냐', '뇌물수수 혐의 재판 중 문재인 생가 복원 철회하라', '둔덕면 거제시립박물관은 10년째 표류 중??'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손피켓을 들고 시위를 이어갔다.
비대위 측은 최근 거제 지역이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막대한 수해 피해를 입어 시민들의 일상 회복과 복구 예산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시급하지도 않은 퇴임 대통령 생가 복원에 11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혈세를 투입하는 것은 시민 정서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성토했다. 또한 수년째 표류하고 있는 거제시립박물관 등 기존 숙원 사업들도 제쳐둔 채 특정 정치인 관련 사업만 속전속결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비대위는 사업 추진의 기본 전제인 생가터의 역사적 진위와 사료 검증 부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주최 측은 "문 전 대통령 스스로 2017년 재임 시절 생가 복원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으며, 거제 명진마을 거주 기간을 둘러싼 증언과 실제 억양·사료의 불일치 등 역사적 고증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실제 성장기 대부분을 보낸 부산 영도구 등에 비해 거제 생가터는 특정 주민 1인의 구술 증언 외에 명확한 객관적 사료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며, "역사적 사실 검증조차 미흡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생가를 조성하는 것은 후대에 부끄러운 일이며, 향후 방문객 감소로 인한 막대한 유지운영비 낭비만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거제시의회는 본회의를 열고, 앞서 행정복지위원회에서 수해 복구와 시민 공감대 부족 등을 이유로 해당 사업을 제외했던 수정안을 부결시킨 뒤 집행부가 제출한 원안(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재석 의원 16명 중 찬성 9명, 반대 6명, 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 그러나 국·도비 재원 확보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데다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과 역사성 검증 논란까지 맞물리면서,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s ⓒ 충무신문 & www.cmnew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