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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경찰서 교통과 경장 오 도 엽 |
“바로 앞에서 출발했으니 좀 봐주세요” 안전띠 미착용 단속을 하다 보면 자주 듣게 되는 말이다. 그러나 자동차를 탈 때 안전띠는 습관적으로 착용해야 되는 것이다.
우편물의 집배, 폐기물의 수집, 또는 그 밖의 빈번한 승·하차를 필요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해당 업무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승차하는 한정적인 상황에서만 안전띠 미착용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안전띠 착용은 선택이 아니라 습관이어야 한다.
국도나 고속도로 진입부에는 특히 화물차 운전자의 단속 비율이 높다. 대형차량은 무게중심이 높아 교통사고 시 전복 위험이 크고, 운전석의 개방된 부분이 넓고 높이 설치되어 있어서 안전띠 착용을 하지 않은 채 사고가 나면 사망률은 급격히 높아진다.
안전띠는 비행기에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삼점식 안전띠는 스웨덴 볼보(Volvo)사에서 개발한 것이다. 특허 등록을 하면 천문학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장치였으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긴 볼보사 임원진의 결단으로 공짜로 배포·사용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삼점식 안전띠는 개발된 지 60년이 넘었으나 아직도 우리의 생활 속에서 활용되고 있으니, 혁신적인 안전장치임에 틀림 없다. 그러므로 삼점식 안전띠는 ‘안전=볼보’라는 인식을 대중의 뇌리에 심은 선구적인 장치였던 것이다.
하지만 안전을 상징하는 볼보 차는 타고 싶어 하면서 경고음이 듣기 싫어 인터넷에서 구매한 안전띠 클립을 끼워놓는 것은 모순적인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이 기고문을 보는 사람들은 지양해주셨으면 좋겠다.
만약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채 차량 충돌이 발생하면, 탑승자는 차량의 속도와 방향 변화로 인해 관성의 법칙에 따라 그 힘 그대로 튕겨 나가 큰 피해를 입을 수가 있다.
안전수칙 준수는 습관이다. 교통현장 경찰관으로 3년간 일하며 느낀 점은 ‘이번 한잔은 괜찮겠지’, ‘아무도 안 보니 중앙선 침범해도 괜찮겠지’하는 습관이 든 운전자에게는 교통사고도 잦고,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사례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누가 보지 않아도 이건 지켜야지’라는 생각과 습관이 배인 운전자는 대체적으로 교통사고도 없고, 교통법규를 잘 지키고 있을 것이다. 안전띠 착용뿐만 아니라 다른 안전수칙도 지키는 습관이 쌓여 모두의 안전과 행복이 지켜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