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설] 통영시장 표에서만 있었던 일일까
    • — 그날 유권자는 7명을 뽑았다, 재검표는 1명분만 이뤄졌다

    • 통영시장 재검표는 투표지 보관상자의 봉인 상태에서부터 CCTV 영상의 존재 여부, 인쇄 기표로 의심되는 투표지, 접힌 흔적이 없는 이른바 벽돌 투표지, 좌우 여백이 쏠린 사전투표지, 일련번호가 절취되지 않은 투표지, 투표관리관 도장 없는 투표지, 그리고 이 모든 의혹에 대한 해명 없이 두 문장으로 내려진 소청 기각 결정에 이르기까지 의문투성이였다. 경남선관위의 공식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 신문은 그것을 수긍할 수 없다.

      오늘은 다른 질문을 던져 보려 한다.

      그날, 유권자는 7명을 뽑았다
      6월 3일은 통영시장 선거일이면서 동시에 경남도지사, 경남도교육감, 경남도의원, 경남도의원 비례대표, 통영시의원, 통영시의원 비례대표를 함께 뽑는 날이었다. 유권자 한 사람이 그날 기표한 투표지는 모두 7장이다.

      지금까지 이 신문이 확인해온 이상 현상 — 인쇄 기표 의심, 벽돌 투표지, 여백 쏠림, 봉인·CCTV 공백 — 은 하나같이 투표지 그 자체의 내용이 아니라 그 투표지를 만들고 나르고 보관한 인프라에 관한 문제였다. 사전투표지를 뽑아낸 발급기, 투표지를 담아 보관한 상자, 그 상자를 봉인하고 옮긴 절차. 이 인프라는 시장 선거만을 위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같은 사전투표소에서, 같은 발급기로, 같은 사무원의 손을 거쳐, 그날 유권자가 받은 7장의 투표지가 함께 발급됐다.

      재검표는 왜 시장 선거만 받았나
      이유는 간단하다. 소청은 후보자가 제기하는 것이고, 시장 선거에서 44표 차로 근소하게 낙선한 천영기 전 시장이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여섯 종류의 투표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한 사람이 없었다. 이의가 없었으니 재검표도, 조사도 없었다.

      여기서 짚어야 할 것이 있다. "이의가 없었다"는 것과 "이상이 없었다"는 것은 다르다. 시장 선거의 이상 현상들이 발견된 것도, 누군가 근소한 표차에 문제의식을 갖고 재검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 요구가 없었다면, 지금 이 신문이 몇 달째 취재해온 벽돌 투표지도, 여백 쏠림도, 봉인 공백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즉 시장 선거의 이상 현상이 '발견'된 것은 그것이 유독 시장 선거에서만 '발생'했기 때문이 아니라, 시장 선거만 '들여다볼 계기'가 있었기 때문일 수 있다.

      근소한 표차라서가 아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게 하나 더 있다. "표차가 근소한 선거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는 논리로 접근하면, 오히려 핵심을 놓친다.

      이 신문이 지금까지 확인한 이상 현상들은 근소한 표차 때문에 드러난 것이 아니다. 재검표 과정에서 이런 투표지가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온 나머지, 위원장이 이의제기 접수 자체를 중단시킬 정도였다(본지 '이의제기는 왜 멈췄나' 등 참고). 즉 문제의 규모는 애초에 '몇 표 차이를 뒤집을 만큼'이 아니라, 재검표 절차 자체를 흔들 만큼 컸다.

      이 정도 규모의 현상이라면, 그 원인이 발급기나 보관 절차 같은 인프라에 있는 한, 표차의 크기와는 무관하게 작동했을 가능성이 높다. 인쇄 기표 의심이든 여백 쏠림이든, 그 물리적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그것이 유독 '시장 선거 투표지에만' 영향을 미치고 '도지사·교육감·시의원 투표지'는 피해갔다고 볼 이유는 없다. 오히려 압승으로 끝난 선거일수록, 아무도 재검표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규모의 이상 현상이 그대로 묻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니 "표차가 근소한 다른 선거부터 확인하자"는 접근 자체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표차의 크기는 재검표를 청구할 유인이 있었는지를 결정할 뿐, 이상 현상의 존재 여부와는 무관하다. 참고로 이번 지방선거로 통영시의회 구도는 국민의힘 9석·민주당 4석에서, 의석이 1석 늘어난 새 의회에서 민주당 7석·국민의힘 6석·무소속 1석으로 바뀌었다. 이 결과 자체가 무언가 잘못됐다는 증거는 아니며, 표차가 근소했던 곳이 있었다는 정도의 참고 사항일 뿐이다. 이 신문이 정말 하고 싶은 말은 그것과는 결이 다르다 — 표차가 크든 작든, 같은 인프라를 거친 선거라면 같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상식적인 쪽은 어느 쪽인가
      정리하면 이렇다. 같은 인프라를 거친 7종의 투표지 중, 하나(시장)에서 다수의 설명 안 되는 이상 현상이 발견됐다. 나머지 여섯 종류에 대해서는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았다. 이 상태에서 "나머지 여섯 종류는 문제없었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과, "나머지 여섯 종류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상식적인 태도일까. 이 신문은 후자가 더 상식적이라고 본다. 같은 발급기, 같은 보관함, 같은 봉인 절차를 거친 투표지들이 유독 한 종류에서만 이상을 일으켰다고 가정하는 쪽이야말로, 특별한 근거를 필요로 하는 주장이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논리적 가능성의 문제이지, 나머지 여섯 종류의 투표에 실제로 이상이 있었다는 증거는 아니다. 다만 이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자료 — 각 사전투표소별 발급기 이력, 개표 당시 여섯 종류 투표지의 분류 상황, 보관함 봉인·CCTV 기록 — 는 이미 선관위가 갖고 있거나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 신문은 경남선관위와 통영시선관위에 이 질문을 던진다. 시장 선거에서 확인된 것과 같은 유형의 이상 현상이, 그날 함께 치러진 나머지 여섯 종류의 선거 투표지에서도 있었는지 확인한 적이 있는가. 확인한 적이 없다면, 왜 없는가.

      다만 이 질문에 성실한 답이 돌아올 것이라 낙관하지는 않는다. 두 문장으로 소청을 기각한 이번 결정문이 보여주듯, 이 신문이 지금까지 제기해온 의문들에 대한 경남선관위의 태도는 인정도 반박도 아닌 침묵에 가까웠다. 이 질문 역시 같은 방식으로 답 없이 지나갈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그 답은 이제 지역 선관위가 아니라, 전국 단위로 같은 문제를 들여다보기 시작한 국회의 국정조사와 특검 절차에서 나와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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