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검표 요구 8개항, 경남선관위는 왜 명확한 답을 미루는가
    • 27일 통영시장 재검표 앞두고, 촬영·증거 보전·참관인 규모가 불신 키워

    • 오는 27일 치러질 통영시장 선거 재검표를 앞두고,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이하 경남선관위)의 행정 대응을 두고 지적이 나온다. 소청인인 천영기 전 통영시장 측의 소청을 받아들여 재검표를 결정해 놓고도, 공정성 확보를 위한 핵심 요구 사항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천영기 측 대리인은 지난 20일 사건(2026 경남공선 라1호) 위임장 제출과 함께, 재검표 전 과정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8개항의 공문을 경남선관위에 공식 접수했다. 요구 사항은 재검표 전 과정의 영상·사진 촬영권 보장, 투표지 보관 과정 봉인 및 양측 CCTV 설치를 비롯한 증거 보전 강화, 개표 당시 이미지 파일과 투표록·개표록 등 사전 자료 제공, 직권 남용 및 증거인멸 방지 협조 등으로 정리된다. 재검표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경남선관위의 대응은 답변 지연과 설명 변경이 거듭되며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가장 핵심적인 촬영 허용 여부만 해도, 경남선관위는 당초 불허 입장을 전달했다가 소청인 측이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자 "다시 검토하겠다"는 답으로 물러섰을 뿐, 재검표가 임박한 지금까지 최종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전 자료 제공 요청에 대해서도 경남선관위는 "외부로 전달한 선례가 없다"는 답변에 그쳤다. 다만 관건은 선례의 유무가 아니라, 해당 자료를 재검표 전에 공개해서는 안 될 근거 규정이 실제로 있는지 여부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참관인 인원 배정과 장소 선정을 둘러싼 절차도 지적 대상이다. 이번 재검표의 개표종사원은 36명으로 확정됐다. 편람 기준상 참관인은 종사원 수의 절반, 즉 최대 18명까지 둘 수 있고, 비용을 부담하는 소청인 측은 21명을 요청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한 기자가 경남선관위와 통화한 결과, 참관인 수를 12명으로 정한 이유는 장소가 협소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편람이 허용하는 기준의 3분의 2 수준에 그치는 숫자다.

      장소 문제도 의문이 남는다. 예상 취재진만 70여 명에 달해 공간이 넉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경남선관위는 통영 관내의 체육관 대신 청사 내 대회의실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5일 먼저 진행된 충북 충주시장 선거 재검표는 체육관에서 치러진 바 있어 대조된다.

      장소가 협소하다는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본지는 지난 14일 이미 경남선관위가 정한 대회의실이 재검표 장소로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7월 14일자 보도). 그로부터 엿새가 지난 20일, 경남선관위는 같은 장소를 그대로 유지한 채 그 협소함을 참관인 축소의 근거로 들었다. 넓은 장소로 옮기면 해결될 문제를 좁은 장소에 그대로 둔 채, 그 좁음을 이유로 참관인 규모를 줄이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설명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한편 경남선관위 측은 소청인 측이 요구한 21명의 참관인 지정을 수용하지 못한 데 대해 "개표 부서 규모에 맞춰 12명의 참관인을 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한 기자와의 통화에서 "신청인 측 요구 사항의 상당 부분에 대해 답변을 마쳤으며, 미처 답변하지 못한 사항은 정상적인 공문 절차를 거쳐 신청되었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밝혔다. 장소를 회의실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안전과 관리상의 문제, 그리고 신청인 측의 비용 절감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비용 절감 요구가 실제로 있었는지는 경남선관위의 설명에 의한 것일 뿐, 별도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그 설명이 맞다면 상충하는 두 요구 가운데 무엇에 무게를 둘지는 결국 경남선관위의 판단이었다는 뜻이 된다. 다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경남선관위는 같은 사안을 두고도 질문자와 시점에 따라 답변을 달리해 온 터라, 이번 설명 역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조심스럽다.

      이번 재검표는 44표 차이로 갈린 초박빙 선거의 결과를 다시 확인하는 절차이자, 선거 관리 전반에 대한 신뢰가 걸린 사안이기도 하다. 천영기 측이 제기한 요구사항은 재검표 당일 갑작스레 나온 것이 아니라, 사전에 정식 절차를 거쳐 접수된 것들이다. 참관인 규모와 장소 문제에 대해서는 경남선관위의 설명이 나왔지만, 촬영 허용 여부 등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

      경남선관위는 아직 답이 나오지 않은 요구사항에 대한 입장을 지금이라도 신속히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영언론인협회 공동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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