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 북신동 J아파트에서 벌어진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단수 사건은 단순한 관리비 분쟁이 아니다. 이 사건은 공동주택 운영위원회가 절차적 정당성을 내세워 사회적 약자의 생존권을 침해하고, 지역 언론이 그 과정에서 피해자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가해자의 주장을 여과 없이 전달한 언론 윤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다음은 단수 피해자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김모 씨가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J아파트 운영위원회 측의 허위사실들과 해당 운영위 및 T신문의 수긍키 어려운 행태들이다.
첫 번째 허위사실: "장애인임을 몰랐다"는 주장
J아파트 운영위원회와 장모 위원장은 2026년 3월 20일 기자회견에서 "305호에 장애인이자 기초생활수급자가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T신문이 실어 보낸 반론보도문 역시 "기초수급자라는 분은 수차례의 독촉에도 불구하고 입주자카드를 제출하지 않아 세입자로 등록되지 않은 사람이었으며, 이 분에 대한 정보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였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 김모 씨는 이 주장이 명백한 거짓임을 구체적인 사실로 반박한다. 김 씨는 단수 예고 이후 단수 조치가 실행되기 이전인 2026년 2월 25일(1차), 같은 날 2차, 3월 6일(3차)에 걸쳐 운영위원장과 감사, 운영위원 등 3명에게 각각 경고문을 발송했다. 그 경고문에는 자신이 장애인이자 기초생활수급자임을 명시했고, 단수 조치가 건강상 위해와 인권침해에 해당함을 분명히 밝혔다.
세 차례에 걸쳐 서면으로 통보를 받은 운영위원장이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에 반한다. 이는 단순한 기억의 착오가 아니라 공개 기자회견장에서 이루어진 허위사실의 유포다.
T신문은 이 반론보도문을 게재하면서 피해자 측에 단 한 차례의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피해자의 해명을 구하지 않고 운영위원회의 일방적 주장을 지면에 실어준 것은 언론의 기본 역할을 저버린 것이다.
두 번째 허위사실: "기초수급자에게 독촉한 적 없다"는 주장
운영위원회 기자회견문은 "그 세대에는 단 한 차례 독촉하였고 집주인에게만 내용증명, 게시판, 내부방송 등 여러 차례 독촉을 하였다."고 밝히면서, 기초수급자에게 무리한 독촉과 모욕을 주었다는 보도는 "사실과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피해자 김 씨의 진술은 이와 전혀 다르다. 운영위원회는 단수 조치에 앞서 아파트 게시판, 엘리베이터 내부, 현관문 앞에 305호 입주민의 실명과 호실, 관리비 미납금을 공개하는 공고문을 부착했다. 더 나아가 오전 7시와 오후 7시 두 차례씩 아파트 방송을 통해 이를 공개적으로 알렸다. 김 씨는 이로 인해 생존권 위협과 명예훼손, 모욕감을 지속적으로 경험했다고 호소한다.
집주인에게만 독촉을 했다는 주장과 달리, 세입자인 김 씨의 실명이 공개 게시물과 방송에 노출된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설령 관리비 납부의 주된 의무가 집주인에게 있다 하더라도, 세입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독촉은 세입자에게도 직접적이고 심각한 피해를 야기한다.
세 번째 문제: 관리비 체납의 법적 성격 외면
운영위원회와 T신문의 반론보도문은 710여만 원에 달하는 관리비 연체를 집중 부각하며 단수 조치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이 체납금의 성격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체납액의 대부분은 집주인 H씨에게 귀속되는 것이며, 세입자인 김 씨에게 귀속되는 금액은 일부에 불과하다. 더구나 집주인과 아파트 측 사이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상태다.
집주인 측은 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즉시 납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운영위원회는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그 피해를 장애인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방식으로 단수를 단행했다. 이 핵심적인 사실관계를 T신문의 반론보도문은 철저히 외면했다.
네 번째 문제: T신문의 언론 윤리 위반
T신문이 운영위원회의 반론을 의견광고 형식으로 게재한 것이 법적 책임을 면제해주지는 않는다. 의견광고라 하더라도 그 내용이 특정인에 대한 허위사실을 담고 있거나 명예를 훼손한다면 게재한 언론사 역시 그에 따른 법적·윤리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구나 해당 반론보도문에는 피해자 김 씨의 구체적인 반박으로 드러났듯 사실과 다른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언론의 역할은 광고주의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특히 그 내용이 특정 개인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 주장을 담고 있을 때, 언론은 해당 주장의 진위를 검토하고 반론 당사자의 입장을 함께 전달할 책임이 있다. T신문은 운영위원회의 주장만을 실으면서 피해자인 김 씨에게 사실 확인을 위한 어떤 접촉도 시도하지 않았다. 게다가 기자회견장에서 취재기자가 운영위원회 측에 "보도한 언론사들을 언론중재위원회에 고발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는 김 씨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취재원과의 부적절한 유착으로서 언론의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다.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언론의 공적 역할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것에 속한다. 피해자의 해명은 외면한 채 광고비를 대가로 일방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게재하는 것은 그 역할의 포기이자 법적 책임까지 수반할 수 있는 행위임을 T신문은 직시해야 한다.
다섯 번째 문제: 계속되는 2차, 3차 가해
이 사건에서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피해가 단수 조치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피해자 김 씨에 따르면, 운영위원회는 기자회견 이후에도 연일 방송을 통해 집주인 이름을 거론하며 "305호 입주민을 강제 퇴거시키라"는 내용의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협박에 해당할 수 있으며, 이미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심신이 극도로 약해진 피해자에게 가해지는 지속적인 정신적 폭력이다.
김 씨는 기자회견문 말미에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 말은 결코 가볍게 지나쳐서는 안 된다. 사회적 약자가 공동체의 구조적 압박과 언론의 동조 속에서 극한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절차의 정당성은 인권을 대체할 수 없다
통영언론인협회의 기사는 운영위원회가 공동체의 경제적 이익을 지키려 한 것 자체를 비판한 것이 아니었다. 그 기사가 제기한 핵심은 단 하나다. 절차적 정당성과 생존권·인권이 충돌할 때, 법원의 판례는 후자를 더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거듭 판시해왔다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사실을 어떻게 왜곡했다는 것인지, 운영위원회도 T신문도 끝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관리비 710여만 원의 체납은 공동체에 분명히 부담이 된다. 그러나 그 체납액의 대부분이 집주인에게 귀속되는 것임에도, 법적 당사자가 아닌 장애인 세입자의 수도를 끊고 신상을 공개하며 퇴거를 압박하는 행위는 그 어떤 규약 조항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J아파트 운영위원회는 지금이라도 피해자에게 공개 사과하고, 진행 중인 방송 협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T신문은 이 사안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을 냉정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