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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춤연구회 창단 10주년 기념 춤판, 메모리홀을 춤의 에너지로 채운 신명의 밤

관객의 박수·응원이 춤사위와 어우러진 감동의 무대
통영춤연구회가 마련한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이 지난 11월 25일 저녁 윤이상기념관 메모리홀에서 성황리에 치러졌다. 공연 시작 전부터 객석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가득 찼으며, 무대가 펼쳐질 때마다 박수와 응원이 쏟아졌고, 북칼합설무가 펼쳐지면서부터 관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며 홀 전체를 하나의 춤판으로 만들었다.

총 5막으로 짜인 이번 공연은 통영춤연구회가 지난 10년간 이룬 춤의 결실과 새로운 출발의 다짐을 '계절의 이미지'로 담아냈다.

1부 [봄]에서는 통영춤연구회의 찬란했던 시간들이 한 폭의 영상으로 비춰졌고, 2부 [여름]에서는 ‘풍류가인’(風流佳人)이 첫 무대를 장식했다. 느린 장단과 부채를 쥔 단아하고 절제된 몸짓이 삶의 고요함과 흥을 동시에 담아내는 춤사위에 일부 관객은 형언할 수 없는 감흥에 젖어 “예쁘다!”는 탄성을 질러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어진 ‘가사호접’(袈裟胡蝶)'에서는 가사 밑에 숨겨진 번뇌를 여읜 자유에 대한 갈망이 잘 표현되었다. 나비처럼 날렵하고 우아한 김정련의 춤사위는 “몸이 그리는 시”라는 말이 무색했다.

3부 [가을]은 승전무에 원형을 둔 통영 북춤과 통영 칼춤을 한 무대에 재구성한 ‘북칼합설무’의 장이다. 승리의 의지를 격동시키는 북의 장단에 맞춘 칼춤이 시작되자 관객의 박수가 가세했고, 홀은 마치 전통 장단을 함께 치는 공동체의 장 같았다. 4부 [겨울]에서는 ‘비나리’의 애틋함이 강렬한 감동을 자아내었으며, 난타, 소고놀이, 반고춤으로 이어진 ‘울림’ 무대는 서로 다른 음색의 북들과 몸짓이 역동적인 에너지의 파동을 일으키며 홀을 가득 채워갔고, 공연의 서사가 절정으로 향하고 있음을 직감케 했다.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5부 무대 [다시 봄]은 조선시대 통영 교방청 기녀들의 춤본인 승전무 북춤의 협무를 재구성한 ‘통영교방 무본’을 스승과 제자들이 함께 펼쳐보임으로써, 예맥을 계승하고 창작을 더하고자 하는 통영춤연구회의 정신을 함축적으로 드러냈다. 관객에 대한 깊은 감사의 절과 스승에 대한 깊은 존경의 절로 5부와 공식적인 공연은 그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무대였다는 점이다. 한 관객은 “마지막 장단에 맞춰 손뼉을 치고 있다가, 어느 순간 무대의 일부가 된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고, 또 다른 관객은 “관람이 아니라 축제였다. 춤이 이렇게 신명나고 벽 없는 예술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감탄했다.

통영춤연구회 관계자는 “오늘 관객이 보내준 박수와 응원이 지난 10년의 걸음을 확인해 준 것 같다”며, “지역에서 나고 자란 춤의 맥을 이어가되, 더 많은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춤판을 앞으로 자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풍류가인의 한 장면
가사호접의 한 장면
북칼합설무의 한 장면
비나리의 한 장면
통영 교방 무본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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